오늘 문학 나눔에서. └예부藝部

  오늘 '문학나눔'에서 메일이 왔다. 올 때 마다 애독(이라고 해야 할지 애청이라고 해야 할지)하고 있는 성석제 선생의 '문장배달'이었다. 사실 몇달 전만 해도 '문학나눔'이란 곳을 난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인지는 까먹었으나(아마 올 초 였을 걸로 기억) 초록불님의 이글루에서 '글틴'이란 곳을 발견하고 뭔가 싶어서 찾아보고, 가입까지 했다.(물론 거기에 소설이나 시를 올릴 배짱은 없다. 워낙에 글 재주가 메주인지라.) 무튼, 각설하고 오늘 성석제 선생의 문장배달은 <놀부심술보>를 다루었다.

  오래간만이다. 요새들어서 여유를 가지고 판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어서 故 박동진 명창의 적벽가 음반(Sound Space에서 출반 된 것으로 74년, 소리는 박 명창이, 북은 故 김동준 명고가 맡아 녹음한 것이다.)만 사전(본인의 사전은 딕플 D-26)에 집어 넣고(적벽가 전판도 아니고 눈대목에 해당하는 부분만 골라서 집어 넣었는데도 이것저것 텍스트들이랑 같이 넣어놓고 보니 용량이 다 차더라.) 다니면서 거의 적벽가만 듣고 지낸지가 꽤 되었다. 이런저런 음악들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관심있게 듣는 터라 집에서도 판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말이다. 그런에 오래간만에 문장배달 메일을 받고 나니 오래간만에 들어봤다.

  나 혼자 듣기는 아깝고, 놀보(판소리를 직접 배우다보니 놀부라는 말은 잘 안쓰게 되더라.)심술대목의 음원을 몇 개 좀 올려본다.


<唱 : 故 박동진 名唱, 북 : 주봉신 名鼓 1988년 녹음.>
  故 박동진 명창의 수종고수로 활동했던 주봉신 명고가 북반주를 맡은 '박동진 판소리 대전집(SKC)' 흥보가에 수록된 음원이다. 박동진 명창 소리의 원숙기의 시작에 해당하는 시대라 힘은 다소 떨어진다고 평하는 이들도 많다.


<唱 : 전인삼 名唱, 북 : 김청만 名鼓(추정) 녹음시기 미상.>
  故 강도근(본명 : 강맹근, 안숙선 명창의 외숙) 명창의 무릎제자로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 강도근 바디 이수자로 지정되어 있는 전인삼 전남대 국악과 교수의 완창발표회의 음원으로 추정한다. 스승과 마찬가지로 주로 철성(굳센 성음)을 사용해 불렀다. 강도근 명창의 음원도 있긴 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녹음상태가 좋지 못해 소리가 매우 작아서 소개하지 못한다.


<唱 : 오정숙 名唱, 북 : 김청만 名鼓 1996~1997년 녹음.>
  동초제 판소리의 대가 오정숙 명창의 녹음본이다. 오정숙 명창은 故 동초 김연수 선생의 애제자이며 그에게 판소리 다섯 마당을 배워 여자로는 최초로 다섯 바탕을 완창한 분이다.(그 다음이 안숙선 명창이지 아마) 소리가 맑고 여류명창으로는 드물게 재담에도 능하다. 김연수 명창의 완창 전집을 사야 하는데 돈이 없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음원은 여기까지다. '정유진' 씨의 흥보가 음원이 있으나 사실 내가 보기엔 별로고, 다른 분들의 것은 내가 부족하고 돈이 없는 터라(죄 비싸니) 구입한 바가 없는 지경이다. 이 외에 상기한 강도근, 김연수 명창의 흥보가나, 故 박봉술 명창의 흥보가, 故 박초월 명창의 흥보가, 이일주 명창의 흥보가, 박송희 명창의 흥보가, 故 박록주 명창의 흥보가, 한농선 명창의 흥보가 등이 들을 만 하다.

  놀보 심술 대목은 제비노정기, 박타령, 제비 몰러 나가는 대목과 함께 흥보가의 눈대목으로 손꼽히는 대목이다. 주로 자진몰이로 되어 있으나, 송만갑 - 장판개, 박봉래 - 박봉술에게 이어진 것은 자진 중몰이로 되어 있다. 소위 놀보는 오장이 칠보라는 얘기가 바로 이 대목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도 어디가서 소리를 하게 될 기회가 있으면 주로 놀보 심술 대목을 많이 부르는 편이다.(그와 함께 적벽가의 자룡탄궁(자룡 활쏘는 대목), 적벽대전, 춘향가의 자진사랑가, 신연맞이, 생일잔치, 어사출도, 수궁가의 짐승상좌다툼~호랑이 쫓는 대목, 흥보가의 제비노정기, 박타령, 제비 몰러 나가는 대목, 심청가의 심봉사 개안~만좌맹인 눈뜨는 대목 등이 내 주요 레퍼토리다.)

  (여담이지만, 택견 연구하는 사람들은 택견의 어원을 얘기할 때 이 부분을 예로 많이 든다. '앉은 뱅이는 택견하고'라고 들리는 이부분, 어느 창본에서는 걷어찬다고 되어 있고 어떤 창본에서는 택견하고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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